2014.07.14 22:30

제안서, 계약서에 포함된 관행적인 불공정 조항과 관련하여...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범위라고 생각을 하는데, 계약서는 그 범위를 가장 명확하게 나타내주는 구속력 있는 공문서다. 그런데, 규모가 있는 기관과의 계약서나 그 시작이 되는 제안요청서 등을 보면, 프로젝트 중 문제가 될 여지가 보이는 문구들이 공공연하게 적혀있곤 한다. 


이러한 항목들 때문에,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실제 결과를 내야 하는 부분 보다도 범위에 대해서 논의하느라 과다하게 공력을 쏟아야 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사업을 발주한 쪽에서도 당장 한 두가지 직면한 사항들이 해결 되어 추가적인 이익을 얻은 것처럼 보이겠지만, 보이지 않는 다른 부분에서 손실이 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잘못 된 관례들을 시정해 나가는 것이 관련 산업의 발전과 그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사회적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글을 적어본다. 



아래의 내용은 한 제안요청서의 문구인데, 공공 등의 기관에서 제안요청 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이다.


  • OOO의 방침(조치)이나 기타의 불가항력적인 환경변화로 본 제안 요청서의 일부 또는 전부가 변경되거나 취소되는 경우라도 제안사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며, 이에 따른 계약변경에 응하여야 한다.

  • 이 제안과 관련하여 용어 또는 해석상의 견해차이 또는 이의가 발생할 때에는 OOO의 의견이 우선한다.

  • 사업범위는 제안요청서, 제안서, 기술협상내용, 사업수행계획서 상에 포함된 내용까지 포함한다.

  • 요구사항(규격)에 명시되지 않았으나, 본 사업 관련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데 필수적인 부품(OOO 및 기능 포함)은 추가 비용 없이 반드시 제공되어야 한다.

  • OOO은 필요시 제안사에 대하여 추가 제안 또는 추가자료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제출된 자료는 제안서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공정한 관계의 계약서라면 이런 문구들은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합의 후 삭제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하지만, 우월한 위치에 있는 기관과의 계약이라면 처음부터 삭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겠다. 프로젝트가 잘 끝나기만 한다면야 문제 될 부분이 없겠지만 (물론 이런 문구들을 근거로, 추가 항목들을 몇가지 요청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프로젝트 후반으로 갈수록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고, 프로젝트 이해당사자들 간의 다툼 뿐만 아니라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관련 사항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아래는 계약금액의 변경 등의 사례도 포함)


1.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관련

국가가  사인(私人)과  체결하는  계약을  규율하는  법률인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이하  ‘국가계약법’)에  의하면,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는  경우는  설계변경,  물가변동 및  기타  계약내용의  변경으로  인한  경우로  한정되어  있음 (국가계약법  제19조, 동법 시행령  제64조  내지  제66조)

국가계약법  시행령에서는  계약상대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건을  정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일반적으로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국가기관이  사인에  대하여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음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4조)

- 공공이 사인과 체결하는 계약에 있어서, 자신의  내부적인  사정을  이유로  하여  일방적으로 계약금액을  감액ㆍ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러한  국가계약법의  규정  및  취지를  위반하여  계약상대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에  해당함


2.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관련

상당한  이유없이  급부의  내용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은  무효가 됨 (약관규제법  제10조  제1호)

- 계약조항 중 일방적으로  급부의 내용을  결정ㆍ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항목은,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임 (약관규제법  제6조  제2항  제1호,  제1항)


3. 관련 판례

지하철  3,4호선  조명  및  콘센트설비  유지관리용역  계약특수조건  제16조  “계약체결  후  또는  계약이행  후라도  계약금액  결정상  명백한  하자로  인하여  을이  부당한  이득을  취한  사실이  발견된  경우  갑은  해당  금액을  감액  또는  환수  조치할  수  있다”는  규정 (공정거래위원회  의결  제2003-065호, 2003. 6. 24.)

일류화업체  전자카다로그  확대구출  용역계약  일반조건  제25조(용역비의  감액ㆍ환수)  “갑은  본  용역계약의 용역비  집행전  또는  집행후일지라도  용역비  결정에  하자가  있었거나  용역비를  감액할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을에게  언제라도  감액ㆍ환수  등을  을과  합의하에  공제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의결  제99-55호, 1999. 4. 13.)

공사계약  특수조건  제22조  제1항  “갑은  계약체결  후  예정가격  또는  계약금액  결정에  하자  또는  착오가 있음이  발견되었을  경우에는  을에게  그  사유를  통보  후  해당금액을  당초계약금액에서  감액  또는  환수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의결  제99-51호, 1999.)



조달청 등 관련 기관에서는 공공의 발주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불공정항 계약문구들이 들어가지 않도록 가이드 하고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라장터에 올라오는 공고들을 대상으로 점검해서 문제가 될만항 사업이나, 해당 사업을 발주한 기관을 계도해 나가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업을 발주 할 때에 자체적으로 점검하여 범위를 명확하게 할 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외부의 전문기관 등의 검토를 받아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을 도출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또한, 사업 발주 시 예비비 성격의 비용을 인정하도록 하는 등 계약 관리 상에서도 현실과 괴리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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